“미술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고 있다. 삼성사건의 여파로만 몰아서는 곤란하다.”
최근 만난 한 화랑인사의 말이다. 주요 원인으로 그는 지난해 숨가쁘게 오른 오치균 이우환 등 몇몇 작가들을 거론했다.
그의 상당수 고객들이 이들의 작품에 많은 돈이 잠겨 다른 작품을 살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우환 작품은 한국화랑들이 일본원정까지 가 싹쓸이를 해 시장에 풀었다.
상투를 잡은 컬렉터들도 부지기수다.
오치균 작품도 사재기 바람속에 주요 컬렉터들의 자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였다.
이 화랑인사는 자신의 고객들만도 이들 작가작품에 50억원에 가까운 돈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토대로 그는 작품가격이 폭등한 몇몇 작가들에게만 1000억원대 이상의 화랑가 돈이 물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작품들이 지난해 거래가격보다 큰 폭으로 내린 상태다. 컬렉터들이 작품을 내놓자니 가격이 안 맞아 때를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 게다가 당장 팔아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입장도 아니다.
메이저 화랑과 경매사에서 다루는 작가라 가격대를 지지해 줄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손에 쥐고 시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급등한 몇몇 작가들의 작품가격이 미술시장의 동맥경화를 부른 셈이다. 경매사 위주의 미술시장 폐해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뚜렷한 처방책도 없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작가의 폭을 넓혀 미술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경제 규모로 봤을 때 미술시장의 규모는 적어도 지금의 수 배 규모는 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술시장에 자금을 불러들일 수 있는 다양한 작가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근들어 근현대 미술이나 중견작가들의 작품에 시선을 돌리려는 움직임은 그런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미술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미술품투자자들도 경매사를 소유한 메이저 화랑 위주의 미술시장 흐름에 갇혀서는 곤란하다. 동맥경화 현상으로 큰 대가를 지불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엔 작품을 눈으로 사기보다 귀로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칫 정보라는 미명하에 휘둘리기 쉬운게 현실이다.
자신만의 안목을 키우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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