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가을,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아내와 함께 강남역에 있는 순복음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가는 중이다.
일요일 아침 11시 예배에 참석 하기 위해 집에서 9시경 출발 하였고 , 강남역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아내가 만난 사람은 그 교회 집사님으로 가족이 모두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투병생활중에도 많은 교회분들이 집에 방문 하셨으나 우리 부부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분들과 아내는 어떤 사업을 함께 하게 되면서 서로를 알게 되었고 나를 딱하게 보시고는 교회 예배를 함께 보자고 하셨던 것이다.
나의 병이 어느 장도 회복되어 걸을수 있을때라서 먼길을 도전 하기로 작정하고 아내와 함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조심스럽게 외출한 것이다.
교회는 무척 크고 예배 드리는 분들로 가득 하였다.
빈 자리를 찿아서 잠시 앉아 있을때에 그들 부부도 오셨고 무척 반겨 주셨다. 먼길을 외출 하였고 긴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데도 몸은 나빠지지 않았고 견딜만 하였다.
아내를 안심시키고 목사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보았으나 설교 하시는 말씀의 내용을 도대체 알아 들을 수 없었다.
11시 예배는 약 한시간 후에 마치고 우리는 위층에 있는 새신자실로 안내 되었다. 3주간 수료하면 된다고 말씀 하신다.
약 30여명의 새신자가 함께 목사님의 비디오를 보며 말씀 배우기를 마치자 떡2개와 바나나 하나씩을 나누어 주신다.
이미 1시가 지나서 무척 배가 고팠다.아내가 남겨준 떡도 먹었다.
집에서 투병중일때는 항상 12시에 점심을 먹었고 1시에는 약을 복용 하였는데 오늘은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그들 부부가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하신다.
이런..배가 부른데..떡을 3개나 먹고 바나나 한개 먹었더니 허기는 면하였다. 새신자 교육 받다 보니 점심 시간이 헝클어 지게 되었다.
아내는 사주시는 음식을 먹고 가자고 한다.
교회 앞에는 식당이 잇었고 서늘한 날씨에 맞을 듯한 콩나물국밥 집에 안내 되었다. 외식을 그동안 하지 못하였는데 오늘은 나의 뱃속이 놀라는 날이 되겠지..
그렇게 만난 교회 생활은 3주가 지났고 우리는 새신자 증서와 함께 사진도 찍고 각각 성경책도 받았다.
검정색 커버로 책은 두꺼웠고 무겁다.
늦은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향하였는데...
건대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 타고 다시 도봉산역에서 갈아 탄다.
이때 사건이 생긴 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성경 한권은 전철에 두고 가자고 말하였다.
'당신이 들기에 무거운데 누군가 필요한 사람 가지고 가게 한권은 선반위에 두고 가자.'
어떤 죄책감도 없이 우리는 그렇게 주님의 생명의 말씀을 버린 것이다.
단지 무겁고 귀찮다는 핑게였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나는 성경을 전철역에 버렸다. 과연 나처럼 이렇게 무모한 행동을 한 사람이 있을까...
모든 일이 하나님의 게획하신 대로 빈틈 없이 진행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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